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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 so it is.

아무도 모른다 나만 외면하면 나조차도 모른다. 지고 가려니 처연하고 놓고 가려니 어렵구나. 견딜 수 있는 고통과 시련만 주신다더니 내가 얼마나 강하다고 생각한 것이외까. 더보기
웃다가 울면- 그 날도 여느때와 다름없이 뜬 눈으로 아침 해를 맞이하다 까무룩 잠이 들었다. 갑자기 팔이 묵직해서 내려다보니 작은 아기가 안겨 있다. 어디선가 본듯한 얼굴이라 그 익숙함의 근원지를 떠올리려 애쓰다보니 도저히 눈을 뗄 수가 없더라. 작은 가슴이 오르락 내리락하며 쌕쌕거리고 숨을 쉬는데 행여 부숴질까 두려워 미처 만져볼 수도 없었다. 그런데 그 순간,아기가 웃는 것이 아닌가. 꼬옥 감은 두 눈이, 개구져보이는 입매가, 알맞은 곡선을 그리며 웃는 순간- 정말 문자 그대로 나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따라 웃었다. 그리고 내 근육이 움직이는 것을 느끼며 잠에서 깨어났다. 벌떡 일어나 앉아 손가락으로 얼굴을 만져본다. 틀림없이 웃고 있었지. 이름도 모르는 아기를 보다가, 따라 웃었지 뭐야. 입가를 더듬던 손가락이 .. 더보기
들리나요,그대- 꺼내놓지 않으면 잡아먹힐 것 같았기에 써내려가던 것이 시작이었다.타인이 이해하기에 다소 불친절한,의식의 흐름을 글로 표현하는데 익숙해진 내가 처음으로,읽어줬으면 하는 누군가를 떠올리며 펜을 들었다.전하고 싶은 마음을 한가득 담아,그 언젠가의 그대에게 전해지기를 바라며- 더보기
당신도 그랬을까, 기억이 시작되던 시절부터 이미 나는,분홍색 바탕에 하얗고 작은 토끼들이 흩뿌려진,적당히 빳빳한 그 천을 사랑하고 있었다. 그 감촉을 통해 전해지는 안정감은 너무나 매력적이어서,만지작거리며 잠이 들던 수준을 넘어서 24시간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다. 네 살 짜리 여자아이의 몸을 덮을 정도로 크던 그 천은,몇 년의 시간을 거치며 점점 작아져서 결국,손바닥만한 크기로 줄어들었다. 덜 좋아했다면,함께하는 즐거움을 몰랐다면,마음을 자제했다면, 처음 그대로의 온전한 모습을 간직할 수 있었을까? 당신도 그랬을까,내 옆에서- 더보기
새로운 습관, 일에 대한 열정 하나만으로 버티고 버티다 무너진 그 시절에는, 편의점에 들러 음료수를 하나 사들고 옥상으로 올라가는 습관이 생겼더랬다. 차가운 난간을 붙들고 한바탕 눈물을 쏟고 나면,그렇게 속이 시원했다. 1년 정도의 나이를 더 먹은 지금의 나는, 이제 더 이상 마음껏 울지도 못하는 주제에 참을성은 줄어든 모양으로- 퇴근 길,지하철역 플랫폼에 앉아 조용히 훌쩍이는 습관이 생겼다. 어딘가에서 눈물과 싸우고 있는 나를 본다면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습관을 키워보세요. 더보기
5월 13일 -을 하루 앞두고 여느 해처럼 위태로운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다,아니 어쩌면 그 어느 해보다도 격정적인 시간들일까.그녀에게 침잠하지 않기 위해 미련을 두고자 그 동안 미뤄왔던 것들을 시작해보고는 있지만어쩌면 이 모든 어울리지 않는 짓들을 해야만 버틸 수 있는 나를 돌아보게 하는 것이 의도일 수도 있겠다. 그렇다면,나다운,선택은,그녀에게 가기 위해 그 누구의 얼굴도 떠올리지 않는 것이다. 더보기
end of eura- 일순위에 고정한다.변명하지 않는다.최선을 다한다.집중력있게.진심으로. 상기 조건들을 이행할 수 없다면 시작도 않는다.시작한 이상 상기 조건들은 그저 기본이다. 그렇기에 미련없이 남김없이 불태우고다시는 돌아보지 않을 수 있다. 유기체든,개념이든,그 무엇이든지. 더보기
본질, 사진도 찍지 않는다. 글도 쓰지 않는다.무엇을 바꿔야 하는가, 어느 쪽이든 바뀌는 것은 나 자신이구나. 더보기
미제 언젠가부터 시선의 끝엔 당신이 있었다. 그것이 이 모든 것의 시작이었다. 더보기
않은, 이유 시간은 늘, 부족하다. 그래서 더, 소중하다. 아무리 합리적으로 소비하려고 해도 하염 없이 아깝고, 그렇기에 순간 순간에 더 큰 의미가 담길 수 밖에 없다. 음악 한 곡을 듣더라도, 무심코 생각에 빠지더라도, 고민을 하고 싶은 순간들도, 이 모든 니즈를 줄세우는 방법은 단 하나, 기준에 의한 선택이다. 먹고 살기 위해, 책임지기 위해, 이 우선 순위라는 놈은 잔인하게도 나 자신만을 위한 것은 매번 마지막으로 미루게 만들고야 만다. 이번에는 어떤 고민을 해볼까 생각하는 것조차 즐거운 일이기 때문에 하루 3~4시간의 잠이 사치처럼 느껴지는 것은 당연하다. 이것이 외롭지 않은, 심심하지 않은, 이유. 하지만 나도 때론- 사람과 이 순간들을 공유하고 싶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