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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다섯 여자사람

당신도 그랬을까, 기억이 시작되던 시절부터 이미 나는,분홍색 바탕에 하얗고 작은 토끼들이 흩뿌려진,적당히 빳빳한 그 천을 사랑하고 있었다. 그 감촉을 통해 전해지는 안정감은 너무나 매력적이어서,만지작거리며 잠이 들던 수준을 넘어서 24시간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다. 네 살 짜리 여자아이의 몸을 덮을 정도로 크던 그 천은,몇 년의 시간을 거치며 점점 작아져서 결국,손바닥만한 크기로 줄어들었다. 덜 좋아했다면,함께하는 즐거움을 몰랐다면,마음을 자제했다면, 처음 그대로의 온전한 모습을 간직할 수 있었을까? 당신도 그랬을까,내 옆에서- 더보기
새로운 습관, 일에 대한 열정 하나만으로 버티고 버티다 무너진 그 시절에는, 편의점에 들러 음료수를 하나 사들고 옥상으로 올라가는 습관이 생겼더랬다. 차가운 난간을 붙들고 한바탕 눈물을 쏟고 나면,그렇게 속이 시원했다. 1년 정도의 나이를 더 먹은 지금의 나는, 이제 더 이상 마음껏 울지도 못하는 주제에 참을성은 줄어든 모양으로- 퇴근 길,지하철역 플랫폼에 앉아 조용히 훌쩍이는 습관이 생겼다. 어딘가에서 눈물과 싸우고 있는 나를 본다면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습관을 키워보세요. 더보기
5월 13일 -을 하루 앞두고 여느 해처럼 위태로운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다,아니 어쩌면 그 어느 해보다도 격정적인 시간들일까.그녀에게 침잠하지 않기 위해 미련을 두고자 그 동안 미뤄왔던 것들을 시작해보고는 있지만어쩌면 이 모든 어울리지 않는 짓들을 해야만 버틸 수 있는 나를 돌아보게 하는 것이 의도일 수도 있겠다. 그렇다면,나다운,선택은,그녀에게 가기 위해 그 누구의 얼굴도 떠올리지 않는 것이다. 더보기
end of eura- 일순위에 고정한다.변명하지 않는다.최선을 다한다.집중력있게.진심으로. 상기 조건들을 이행할 수 없다면 시작도 않는다.시작한 이상 상기 조건들은 그저 기본이다. 그렇기에 미련없이 남김없이 불태우고다시는 돌아보지 않을 수 있다. 유기체든,개념이든,그 무엇이든지. 더보기
본질, 사진도 찍지 않는다. 글도 쓰지 않는다.무엇을 바꿔야 하는가, 어느 쪽이든 바뀌는 것은 나 자신이구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