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도 여느때와 다름없이 뜬 눈으로 아침 해를 맞이하다 까무룩 잠이 들었다.
갑자기 팔이 묵직해서 내려다보니 작은 아기가 안겨 있다. 어디선가 본듯한 얼굴이라 그 익숙함의 근원지를 떠올리려 애쓰다보니 도저히 눈을 뗄 수가 없더라. 작은 가슴이 오르락 내리락하며 쌕쌕거리고 숨을 쉬는데 행여 부숴질까 두려워 미처 만져볼 수도 없었다. 그런데 그 순간,아기가 웃는 것이 아닌가. 꼬옥 감은 두 눈이, 개구져보이는 입매가, 알맞은 곡선을 그리며 웃는 순간- 정말 문자 그대로 나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따라 웃었다. 그리고 내 근육이 움직이는 것을 느끼며 잠에서 깨어났다.
벌떡 일어나 앉아 손가락으로 얼굴을 만져본다. 틀림없이 웃고 있었지. 이름도 모르는 아기를 보다가, 따라 웃었지 뭐야. 입가를 더듬던 손가락이 펼쳐져 얼굴을 감싸고-그대로 침대에 엎어져 한 시간을 울었다.
그 아기의 얼굴이 익숙한 것은 당연했다. 닮았기 때문이었다. 나와, 그리고-
서른다섯 여자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