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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쟁이의 사진놀이

이별하던 날,


                                                                   photo by 사진찍는글쟁이

뒤돌아보지 말자, 입술을 깨문 여자는
열차 한대를 그냥 보내고 개찰구를 나왔다.
언제나 함께 걷던 그 거리를 혼자 걷다가
어느새 눈물 범벅이 된 얼굴로 꽃집에 들어선다.
아무말 없이 지폐 한장을 내미는 그녀에게
주인 남자는 안개꽃 한아름을 서둘러 안겨준다.

집 앞 골목에 들어서고 나서야 돌아보는 그녀.
빨갛게 얼어버린 손 탓에 죄없는 꽃들이 떨어져 있다.
맺혀 있는 눈물 탓일까, 어릿어릿하니 잡힐듯 잡히지 않는다.

사랑도 그랬다.

이상적인 연애를 그려온 우리는
좋은 감정만을 공유하는데 익숙했다.

아무리 상처를 주고, 상처를 받아도
함께라면 그 과정조차 사랑인것을.

잃고 나서야 뒤돌아본 여자는

조심스레 손을 펴본다. 그곳에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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