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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아홉 여자사람

Apr 19,


  괜찮아, 니편이잖니. 딱히 내가 니편이 아니라면 2009년의 나는 없다고 봐도 되지 않을까? 생각해보면 2009년은 김단비님과 꽤 많은 시간을 보냈는데 말이지. 2009년의 너는 알아. 2010년의 나는 나도 몰라. 2009년의 나는 알 것 같아. 그립다. 정말 하나 하나 이루어가는데 지독하게도 혼자다. 걱정마 여기 있으니까. 약속이나 튕기지마, 흥. 너도 갈꺼면 그냥 빨리 가. 딱히 갈 생각도 없고 한 번 만나고 싶긴 하다. 김단비씨, 이건 뭐 바빠서 만날 시간도 없어. 보드카토닉 말아줄끈? 샹그리아 담가줄끈?? 만나면 무너질 것 같기도 하고 만나면 더 상처 받을 것 같기도 하고. 나를? 어. 그런가.. 그건 만나서 생각합시다. 살다보니 나를 잊을때가 있지만 근본적으로 나는 만나서 손해보는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해. 아직 김단비에겐 유통기한도 남은 것 같다. 정말 ? 서로 작은 행복 주면서 마음 맞는 사람 만난다는 것이 더럽게 힘들다. 인정해, 그러니까 나나 너같은 사람은 종종 만나서 이야기를 나눌 필요가 있지. 보자꾸나. 볼란다 너를. 그래, 2009년에 내가 너와 연결된 것처럼 그렇게 보면 된다. 너와 나 누가 연결해 준 사람도 아니고 그냥 그렇게 만나서 그냥 그렇게 잘맞은 때론 히로와 히까리 같은 사람이잖아. 너를 알고 지내는 동안 세명의 여자가 떠났어. 그렇지만 너는 있길 바래. 버려지기 전까지 가지 않도록 해볼게(웃음). 뭐야.

  2009년 1월, 혜성처럼 나타나 절친의 자리를 꿰어찬 이 남자. 오랫만에 말을 건 녀석은 '동생이 canadian 여자친구와
드디어 결혼했다'는 소식을 전하다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센티의 마성에 물들어버렸다. 함께 쇼핑을 가면 즐거운, 샹그리아를 잘 담그는, 뿔테가 잘 어울리는, 나와 만날 때면 내가 선물한 악세사리를 하고 나오는 세심함을 가진, 2cm 차이 탓에 함께 걸으면 내 머리가 조금 더 위로 나오는, 이런 남자가 내 절친이다. 우리는 4월의 어느 날에 만날 것이고, 못다한 이야기들로 술잔을 기울이리라. 언제나처럼 내 집 앞에 내려 정신 차리라며 등을 툭툭 쳐줄 테고 나는 아프다 엄살을 떨며 비틀거리며 집으로 들어오겠지. 이성 간에 친구가 없다고 그 누가 말했던가. '사진 찍어줄테니 손이라도 잡아봐'라는 형들의 말에 '어머, 어떻게 그래요-'라고 너스레를 떨며 살짝 팔짱을 끼우는, 수염이 덥수룩한 이 귀여운 남자를 어떤 현명한 아가씨가 데려갈지.

  이 세상 어딘가에 있을 그의 짝이여, 얼른 나타나소서. 당신들의 행복을 위해, che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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