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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아홉 여자사람

Nov 7, 스노우 맨

 

  *상기 이미지는 Coffee Bar K와 관련 없는 이미지임을 밝히는 바입니다.


  꼭 반년만에 Coffee Bar K를 찾았다. 아니, 일본 긴자에서 Coffee Bar K 본점을 찾겠다고 30여분을 헤메다가 겨우 들어갔던 기억을 되살려보니, 반년 만은 아니구나. 모히토를 마실까 하다가 2006년을 추억하며 깔루아밀크를 시켰다. 아니, 이또한 오더하는 와중에 '토요일 밤에 마시기에는 너무 약하죠'라는 믹솔로지스트(바텐더)의 나지막한 충고에 화이트러시안을 시켰으니 버젼 업한 감이 있겠다. 지구를 연상시키는 거대한 구형태의 카빙솜씨에 혀를 내두르며 사랑이에게 던져주면 핥아 먹겠다, 굴리고 놀겠다 등의 농담을 구사하며 술잔을 비워갔다. 적당히 취기가 오를 때쯤, 동행인은 반쯤 비워진 모히토를 앞에 두고 한 잔을 더 권하였고, 나는 믹솔로지스트에게 '겨울에 어울릴법한 그것-'을 부탁하였다. 우리는 이미 옆에서 '어머, 코스모폴리탄?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잡진데!!'를 외치던 에스코트걸스러운 여성을 보며 한참 웃었던 터라, '잡지'를 시킬까 하다가 가을이 끝나감을 기념하여 새로운 오더를 청한 것이었다.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슥슥 베이스를 꺼내와 무언가를 뚝딱 만들어내는 그를 보며 역시 일본 본점과는 다른 눈요기 재미가 있어-를 중얼거리고 있었다. 이윽고, 어색한 한국말로 맛있게 드시라며 내민 잔 안에는 핑크빛 거품 위에 빨간 시럽으로 눈사람이 그려져 있었다.

  스노우 맨, 너 참 맛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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