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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쟁이의 사진놀이

나는 혼자가 아니어야 하는데도,


                                                                    photo by 사진찍는글쟁이



그 사람을 편하게 해주기 위해, 난 얼마나 많은 거짓말을 했던가.
꾸며낸 것이 아닌, 그저 사실을 말하지 않는 것'도 나는 은폐라 말하므로.

그것이 정말 그의 부담을 덜어 주었는지에 대한 확신은 없다.
옛사람에 대한 기억조차 흐려가며, 지키고 싶었지만 말이다.

꽃이 만발하고 새들이 지저귀는 길이 아니었기에.
홀로 서 있는 그 나무에 무성한 잎을 피워보고 싶었다. 

나는 때때로 그런 생각을 한다.

가지 않은 길'로 남겨 두었더라면
그저 바라봄에 있어 행복을 느꼈을텐데.

자기 자신을 내보이길 두려워하는 관계.

처음에는 그것이 공작새의 깃털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몇번의 침묵을 거치고 나는 곧 알게 된다.
적어도 내 경우에는 그것이, 단순한 허세였음을.

나는 그의 앞에서 그저 한명의 어른'이고자 했다.

평생을 내가 정한 울타리 안에서 맴돌았던 자신을

처음으로 부정하려 들었다. 응당 그래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새로운 틀에 맞춰가기 위해
마디를 비틀고 살을 발라냈다. 고통조차 느끼지 못했다.
많은 날이 지나고 고개를 들어 거울을 보았다. 낯선 이가 서있다.

그녀에게 물었다. 이제 만족스럽냐고.
고개를 갸웃하는가 싶더니 이내 끄덕인다.

다시 한 번 물었다. 행복하냐고.
그녀가 되묻는다. 그 행복이란 것은 대체 무엇입니까.

눈을 감고 생각한다.

행복은 마치 작은 병아리의 숨결과도 같아
어느새 곁에 찾아와도 모르기 마련이라고.

다만, 세상이 멈춘 듯 혼자임을 느낄때
그 고요속에 비로소 알게 되는 온기.

거기 있었구나.'하고
작은 미소를 주는 그런 존재.

주먹쥔 손을 살며시 펴본다.
하루종일 누워있던 침대를 돌아본다.
남아 있는 것은, 내 자신의 온기뿐이다.

있었어야 했는데.

나는 혼자가 아니어야 하는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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