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별'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0.07.02 Jun 2, 아침이 두려운 이유,
  2. 2010.06.15 아직도 나는, (6)



  아픈 날은 유난히 팔이 저리다. 물건을 잘 떨어뜨리는 행동이 단순한 부주의 때문이 아님을 알게 되기 전까지 나는 헛되이 자신을 탓했었다. 아침에 일어나며 고른 호흡에 감사해 본 적이 있는가. 어떤 사람은 쥐어짜듯 저려오는 익숙한 통증에 몸을 둥글게 말고 이 고통이 빨리 끝나기를, 그저 기다리기도 한다. 이불이 축축하게 땀으로 젖는 아침을 보내고 나면 그 날 하루는 왜 그리도 길게만 느껴지는지.

  지하철 계단 하나 올라가는 것이 못내 힘겨워 커다란 가방을 메고 망연자실, 올려다 본 적도 있었다. 마침 출근 중이던 그가 허옇게 질린 나에게서 가방을 빼앗아 들다시피 하고 성큼 성큼 계단을 올라가던 것을, 기억한다. 그때 까지만 해도 나는, 내가 먼저 이 사람의 죽음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그 여름 방학 내내, 그는 어김 없이 그 자리에 나타났고 그 해 여름이 끝날 때까지 내 가방을 들어주게 된다. 그것은 마치 어떠한 의식처럼 생각되었고 고등학생 소녀의 가방을 든 남자는 아무 말 없이 등을 보여주며 묵묵히 앞서 걷는 것이다. 문을 열어주고, 엘리베이터 앞에 서서 가방을 돌려주면 소녀는 그제서야 망설이던 입을 뗀다. '고맙습니다.' 그로부터 10여년의 시간이 지나고 그때 그의 나이에 조금씩 가까워지는 여자는 여전히 그때처럼 어딘가의 계단 밑에서 커다란 가방을 둘러메고 얕은 한숨을 쉬는 것이다.

  아침이 오는 것이 두려울 정도로 일어나는 순간은, 고통스럽기 그지 없다. 종교가 없는 나는 간사하게도, 잠들기 전 어딘가의 누군가에게 작게 중얼거리곤 한다.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할 수 있는, 건강한 하루를 주세요- 오늘과 같이 마음먹은 제 할일을 다 하지 못하고 포기해야만 하는 밤은 여지 없이 원망스러운 눈물이 흐르곤 하나니. 살아 있음에 한없이 감사함에도 많은 것을 바라고 있는 내 탓이로소이다.

  모든 사람들에게 당연한 일이
  누군가에게는 꿈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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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oto by 사진찍는글쟁이


  죽음에 대한 슬픔은 어떻게 위로 받아야 할까요?'

  나는 소년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할 수 없었다.
  10년이 다 되어가도록 벗어나지 못하는 내가 있기에.

  아직도
  그의 뒷모습을 닮은 사람을 보게되면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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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anki.tistory.com BlogIcon Anki 2010.06.15 10:0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사진이 이쁘네요...
    그런데 글은 슬프네요...T.T

  2. 2010.06.15 13:23 Address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3. 유리엘 2010.06.15 16:2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진짜 죽음은... 육신을 묻음이 아니라...
    나의 마음에서 묻는게 아닐까요...
    잊지 않았다면... 마음속에서 살아있는 것일지도...
    저는 아직도... 마음속에 살아있는...
    아버지와 외조부를...
    꿈이라는 곳을 통해 만나곤 합니다...
    난 살아있기에... 내가 잊기 전까진
    내 마음속에선 살아있게 하고자 합니다...

  4. T.H.K. 2010.09.20 16:0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가버린 그가 행복하다고 느낄 수 있을 때. 놓여지지 않을까요. 저도 그걸 확인해보고 싶은데, 방법이 없네요.

  5. Favicon of http://www.regimerapide.sitew.com BlogIcon Sigrid 2011.12.19 01:2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그냥 나는 후회 이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일반적 !

  6. Favicon of http://commentmaigrir.cmonsite.fr/ BlogIcon comment maigrir rapidement 2012.01.24 02:2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장엄한 ! 내가 보내려 좋은 나 페이 스북 을 사랑하지만, 찾을 수 없습니다 찾을 수 없습니다 버튼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