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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r 3,

스물아홉 여자사람 2010.04.04 14:43 |



환불 절차를 밟기 위해 영수증을 챙기는 김모씨.




주섬주섬 옷을 집어넣고 있습니다.




준비 끝, 이제 환불하러-


  시험 보러 가는 길에 눈에 띄는 것들은 모두 다 챙겨 넣는 여학생이 있었다. 책상에 앉아 필통을 열면 반쯤 찢어진 단풍잎, 셔틀콕에서 빠져나온 작은 깃털 혹은 닭둘기의 잔해, 텅 비어있는 샤프심통 등이 튀어나오기 일쑤였다. 소풍 때마다 지겹사리 가게 되는 L모 놀이공원에서도 그녀는 대학에 들어간 뒤 타겠다며 매번 친구들이 롤러코스터를 타고 내려올때까지 밑에서 짐을 지키고 있었다. 시험날 아침 등교길에 주운 물건을 모두 가지고 있으면, 합격 통지서가 날아오기 전까지 놀이기구를 가려 탄다면, 실력 이상의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스스로의 징크스를 만들어내며 고등학교 2년 반을 그렇게 보냈다. 그러던 어느 날 수능 모의고사 당일은 아침부터 비가 내리고 있었다. 여학생은 육교를 건너기 전, 누군가의 가방에서 떨어진 듯한 작은 곰인형을 발견한다. 녀석은 이제 막 주인을 잃은 듯, 깨끗한 모습이었다. 그녀는 곰인형을 집어 올렸다. 그리고 발걸음을 재촉해 학교 교문으로 빨려들어가듯 사라진다. 곰인형은 휴지 한장을 머리에 얹은 채 육교 난간에 매달린 채로 주인을 기다린다. 여학생은 그 날 역대 최고의 모의고사 점수를 받게 된다. 이전까지의 징크스를 비웃기라도 하듯이.

  그 여학생이 10년이 흐른 지금, 목표 체지방률에 골인하면 특정 브랜드의 진을 한 벌 구입하는 플랜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대망의 지난 주말, 한시간 반동안 막히는 강변도로를 뚫고 적당한 바지를 구매했다. 눈이 튀어나올 정도로 비싼 가격이라던가 세상에 다시 없을 디자인도 아니었다. 그저, 그 바지를 입은 아가씨들의 뒤태가 마음에 들었을 뿐이었다. (전에 만나던 남자들 중 한명이 무심결에 오윤아의 스마일 뒤태가 예쁘다고 했다가 그 이야기에 눈길을 흘기자 넌 귀여우니까 괜찮아'라고 진땀을 흘리며 말도 안되는 뒷수습을 했던 기억 때문은 아니다.) 아아, 하지만 집에 돌아와 눈에 익은 거울 앞에서 입어보니 나는 그녀들이 아니었다. 지극히 정직한 한국인의 체형이여, 한탄할 지어다. 생각해보니 몸에서 가장 지방 분포도가 높은 부분이 바로 허벅지가 아니었던가. 덕분에 4월의 첫 나들이는 '객기의 말로, 환불 사건'으로 시작되고야 만다.

 징크스에서 객기로 이어진 정체 불명의 글,
 그래도 옷장에 트루가 없으니 부담은 덜하다.

 붓이 좋다고 글을 잘쓰나, 그저 다시금 정진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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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사진찍는글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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