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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톱

Oct 25, 마음 먹기- 손톱 밑에 박힌 가시처럼, 살아가는데 장애가 있을 정도는 아닌데 꽤나 깨작깨작하니 신경쓰이던 일이 있었다. 매번 움찔거리는 통에 '아, 너 아직도 거기 박혀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때마다, 빼내지도 못하고 무시하지도 못한 채로 나는 한참 동안이나 속을 썩였던 것 같다. 게다가 이놈의 가시는 어찌나 눈치가 없는지, 쪽집게로 빼내려고 하면 요리조리 피하며 더 깊이 파고드는 통에 '너 지금 나랑 싸우자는 거냐-'를 마음속으로 수십 번은 외쳤던 기억이 있다. 결론은, 여전히 박혀 있다는 것이다. 살아가다 보면 어찌 마음에 드는 사람만 만나랴, 이렇게 가시 같이 하찮은 존재감인데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신경에 거슬리는 대상이 있다. 물론, 비단 사람 뿐만이 아니라 어떠한 사건이 될 수도, 사물이 될 수도 있겠다. '.. 더보기
Jun 25, 마음은 이미- 톡-톡, 손톱이 튄다. 쥐가 주워먹으면 사람으로 변신한다는 옛말이 뇌리를 스치기도 하지만, 어느새 밤이 아니면 손톱 하나 깎을 여유가 없는 삶을 살고 있는 여자다. 불과 며칠 전이다, 손이 참 예쁘다는 소리를 들은 것이. 그 때 여자는 결심했다, 손끝이 뭉툭한 초등학생 손으로 돌아가야지. 분홍색 살이 부어 오를 정도로 손톱을 짧게 깎아놓는다. 여간 아프지 않다, 아린 손가락을 입에 넣고 우물거린다. 그러면서도 하나, 또 하나. 이윽고 성인 여자의 손은 어린아이의 그것으로 돌아간다. 화장을 하지 않는다. 힐보다 플랫을 선호한다. 네일 아트보다 손톱깍기를 더 신뢰한다. 옷장에 있는 옷을 순서대로 걸칠 뿐이다. 때로 사람들은 묻는다. "여자들이 좋아하는 '꾸미는 즐거움'을 왜 누리지 못하는 것인가." 나는 답..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