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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짐

Oct 3. 그때의 나에게는 뭐가 그렇게 어려웠던걸까. 믿음이란 놈, 모든 것의 시작과 끝은 바로 그것이라 생각한 시절도 있었다. 믿을 수 있다는 마음으로 시작하고, 믿을 수 없다는 생각으로 돌아섰다. 하지만 수많은 시간들과 닳고 닳은 추억들이 파노라마처럼 가슴을 치고 지나갈 때 비로소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자신에게 있었음을, 뒤늦게 알게된다. 불신은 단절을 낳고, 단절은 상처를 낳는다. 이 오래된 순환고리는 누가 먼저인지도 알 수 없이 그저 마음을 갉아 먹으며 그렇게 존재한다. 사실, 간단하게도 할 일은 단 한가지였다. 그저 믿어 주는 것. 실로 그것이 진실이 아니었다 해도, 사람이 죽고 사는 문제는 아니지 않은가- 가슴에 손을 얹어본다, 나는 일백프로 진실했는가. 내 기준에서의 그렇다는 자신감은 어쩌면 오만일지도 모르겠다. 내가 상대방이 아니고 상대방이 .. 더보기
사랑의 시작처럼, 헤어짐도 함께였는데. "우리 이제 그만하자." 침묵을 가르는 내 낯선 목소리. 언젠가의 그때처럼 빨개진 눈시울로 그런 이야기 왜 자꾸해' 말할 줄 알았지. 그렇게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며 서로가 서로를 붙잡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어. 너와 나로 돌아가는 것도 서로의 일상에 우리가 없다는 것도 그렇게 짧은 통화가 마지막이었다는 것도 나, 슬프지 않았어. 다만_ 내가 힘들었던 만큼 아니 어쩌면 그 이상으로 내색 한번 못하고 꾸욱 참았을 네 모습이 아려서. 그렇게 눈물을 쏟았나보다. 사랑의 시작처럼, 헤어짐도 함께였는데. 더보기
Jul 10, 연애를 못하는 이유- '잊지 못하는 거네요?' 잊어야 하는건가요, 잊지 않으면 안되는건가요, 잊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나요- '그것이, 다음 사람에 대한 일종의 예의 아닐까요.' 저는 만났던 사람-들을 지금의 내가 이 자리에 서게 된, 인생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소중한 존재였던 상대방과 교감했던 그 시간은 분명 그 사람에 대한 애정의 깊이 만큼 커다란 의미로 다가오니까요. 그래서 절연하듯, 지우는 일은 불가능한 일임과 동시에 필요성조차 느끼지 못하겠구요. 또한 내가 그렇듯, 상대방의 과거도 존중합니다. 아아, 이 부분이랑 잊고, 잊지 않고는 다르다는것 물론 알아요. 솔직히 사람은 사람으로 잊는다는 말, 진심에 의한 자의든 배려 차원의 타의든 일리 있는 말이라고 생각하는 바에요. 하지만 저는 그래요. 마음에 너무나 깊히 .. 더보기
나는 혼자가 아니어야 하는데도, photo by 사진찍는글쟁이 그 사람을 편하게 해주기 위해, 난 얼마나 많은 거짓말을 했던가. 꾸며낸 것이 아닌, 그저 사실을 말하지 않는 것'도 나는 은폐라 말하므로. 그것이 정말 그의 부담을 덜어 주었는지에 대한 확신은 없다. 옛사람에 대한 기억조차 흐려가며, 지키고 싶었지만 말이다. 꽃이 만발하고 새들이 지저귀는 길이 아니었기에. 홀로 서 있는 그 나무에 무성한 잎을 피워보고 싶었다. 나는 때때로 그런 생각을 한다. 가지 않은 길'로 남겨 두었더라면 그저 바라봄에 있어 행복을 느꼈을텐데. 자기 자신을 내보이길 두려워하는 관계. 처음에는 그것이 공작새의 깃털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몇번의 침묵을 거치고 나는 곧 알게 된다. 적어도 내 경우에는 그것이, 단순한 허세였음을. 나는 그의 앞에서 그저 한명의.. 더보기
그 어떠한 말들보다, photo by 사진찍는글쟁이 그 어떠한 말들보다 침묵이 가장 아프지.. ⓒ 사진찍는 글쟁이 All Rights Reserved。 더보기
헤어짐의 이유, 사람이 사람을 만나는 것은 단 하나의 이유로도 충분하지만 사람이 사람과 헤어질 때는 수십가지 이유가 존재한다. ⓒ 사진찍는글쟁이 All Rights Reserved。 더보기
Feb 16, 2009 벽에 붙은 일정표를 부욱, 뜯어내었다. 미세하게 남아있는 테이프의 흔적들. 아무리 떼어내도 영, 깔끔스럽지 못하다. 사랑도 이별도 그러했다. 상처 주지도, 받지도 않을 거에요. 마음 놓고 해봐요.'라는 그의 말. 아마도 그 때 그 말은 진심이었을 것이다. 흔적 없이 깨끗하게'라는 테이프의 광고문구를 몇달이 흐른 지금에 와서 탓해봐야 소용 없듯이 너덜거리는 마음을 그 사람의 눈앞에 들이대며 지난 추억마저 퇴색시킬 용기는, 내지 않아도 괜찮다. - 내나이 스물일곱적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