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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다섯 여자사람

10월31일

인지하기 싫어서 피했지만, 어딘가에서 알아차린 레거시들 때문에 컨디션이 나빠지고 있었다. 아니, 사실은 아주 갑작스럽게. 응급실까지 제발로 가기는커녕 소리쳐 부모님을 부를 수도 없을 상황이었다. 불과 24시간 전, 바로 여기에서.
내 장기인데 내 마음처럼 움직여주지 않는 녀석을 탓하며 한 시간 정도 고통스러워했던가, 기절인지 수면인지 결국 눈을 뜨니 아침이었다.
퇴근길에 가만히 생각해보니 대체 ‘연기하지 않는 시간’은 자기 전 시간 정도로, 연기력이 떨어진건지 연기하기 싫어진건지 그냥 ‘본연의 나’로 살아버릴 수도 있겠다라는 위기감이 느껴지는 바람에
ㅇㅇㅈ약과 ㅅㅁㅈ와 ㅅㅇㅇㅈㅈ를 각기 다른 병원에서 처방받아 쑤셔넣지 않으면 돌이킬 수 없는 일이 일어날수도 있겠다라는 확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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