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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아홉 여자사람

Feb 16, 2009


벽에 붙은 일정표를 부욱, 뜯어내었다.
미세하게 남아있는 테이프의 흔적들.
아무리 떼어내도 영, 깔끔스럽지 못하다.

사랑도 이별도 그러했다.

상처 주지도, 받지도 않을 거에요.
마음 놓고 해봐요.'라는 그의 말.
아마도 그 때 그 말은 진심이었을 것이다.

흔적 없이 깨끗하게'라는 테이프의 광고문구를 몇달이 흐른 지금에 와서 탓해봐야 소용 없듯이
너덜거리는 마음을 그 사람의 눈앞에 들이대며 지난 추억마저 퇴색시킬 용기는, 내지 않아도 괜찮다.

- 내나이 스물일곱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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