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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아홉 여자사람

Jul 1, 피폐함 혹은 그 무엇-


                                                                                  photo by hs,

NYC에서 사진 학교에 다니며. 주말이면 met을 제집처럼 드나들고 flea market에서 오래된 카메라들과 인사하며. habana에서 콘을 뜯으며 마일드한 커피를 마시고. 센트럴 파크 건너편 작은 까페의 게이 서빙맨에도 익숙해지고 싶었는데.

그런 나날을 꿈꾸던 내가 있었는데.

요리를 배우고 싶고, 소소한 인테리어에 관심이 가고. 작은 소품들이 눈에 들어오며 클래식 비틀에 마음이 가는 날 보니. 3년 정도 후에는 그대 손을 잡고 런던에서 가장 큰 장난감 가게 앞에 서서. 이곳이 바로 내가 10차선 무단횡단을 했던 곳이야(웃음)'라는 대사를 하는 내가 있을 것도 같다.

- Jul 2007


잘 짜여진 루틴에 길들여져 칼퇴근에 꼬리 흔들고 주말에는 실내복을 벗기 싫어하는 3년 후의 내가 되었으니. 더이상 누군가의 손을 잡고 떠나는 여행이 아니라 익숙한 카메라 하나 덜렁 메고 연고 없는 타국을 떠돌아 다님을 꿈꾸다. 이것이 피폐함인지 실로 나의 참된 자아인지 구분할 수 없게 되어버린 것이다.

인간은 참 재미있지.

- Jul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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