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스물아홉 여자사람

Jun 15, 살자꾸나, 오래도록.

 



  한 잔, 두 잔. 술이 들어가자 기분이 고조된다. 볼은 홍조를 띄고, 고무된 판단력은 하늘 끝까지 날아 올라, 당장이라도 무언가를 이룰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벅차다. 바쁘게 돌아가는 이 내 삶이, 잠이 부족하다 시간이 없다 투덜거리기 마련이어도 결국에는, 내가 좋으니 영위하는 것 아니던가. 해야 하기 때문에, 응당 주어진 일이므로, 거절하기 미안해서, 왠지 정답인 것 같으니까- 위와 같은 이유로 하기 싫은 일을 진행할 만큼 호인은 아닌 것이다 나란 사람. 유난한 기분파에, 단순무식한 성향을 지닌 여자 사람은 달아오른 술기운에 쌩긋, 웃어본다. 작년 겨울, 친구들과 술잔 기울이며 '다시는 연애따위, 하지 못할꺼야.'를 되새김질하던 기억에, 이제 그러한 감성에 얽매이지 않는 사람이 되어버린 것이 자신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하여 다시금 조용한 미소를 짓는다.

  살고 싶다, 오래도록. 내 이름 석자 남길, 그 무엇을 이루어야겠다.
  그것이, 내가 좋아하는 글과 사진이 되든, 회사 관련 새로운 사업이 되든, 이미 시작되었다.

  좋은 밤이다. 6월의 어느 화요일-



'스물아홉 여자사람' 카테고리의 다른 글

Jun 17, 대한민국 화이팅 :D  (4) 2010.06.17
Jun 16, 외로움의 이유-  (11) 2010.06.16
Jun 12, 누군가가-  (13) 2010.06.13
June 11, 그리스전  (8) 2010.06.11
Jun 9, 객사  (19) 2010.0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