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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아홉 여자사람

Jun 16, 외로움의 이유-

 



  마음이 맞는, 이해할 수 있는, 이해하고 싶은, 이야기가 즐거운, 그런 존재가 절실했다. 발전할 수 있는, 성장 가능한, 도움이 되는, 둘이 모여 이백이 되는, 그런 관계가 필요했다. 이러한 상대가 사랑하는 연인이다? 그야말로 베스트. 나를 이끌어주는 멘토? 적절하다. 80대 노파든 10살 먹은 어린아이든 적어도 지금의 나에게는 현상학적인 외형은 중요하지 않다. 그들 나름의 매력이 있으므로 끌리게 된다면, 본질 보다 중요한 것이 무에 있으리오. 가슴 속 불이 뜨겁다. 이를 타오르게 할 한웅큼의 산소를 그저 기다리며, 그 기다림에 길들여지기를 거부한다. 나아가고 싶다. 나아가, 만나고 싶다. 70억명이 살아가는 이 한 세상,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데 우리는 왜 이토록 외로운걸까. 그것은 바로 70억개의 세계가 각기 돌아가기 때문이다. 내 세계의 중심은 바로 나, 내가 있기에 세계가 존재하는 것. 그렇기에 이 집합들의 교집합은 무척 세밀하면서도 복잡하기 마련이라, 내밀한 관계에서의 우리는 상처를 주고 받고 울다 웃다를 반복하며 뒤엉켜 사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에는 이 모든 것이 자아를 중심으로 한 하나의 원이기 때문에 섣불리 품지도, 어딘가에 속하지도 못한 채 눈치껏 간만 보면서 결국에는 외로움을 토로하게 된다.

  그렇기에 살아가는 것이다.
  보다 완벽해지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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