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스물아홉 여자사람

May 1,


  내가 꿈꾸는 아름다운 이상향과 진득한 감성이 묻어나는 우리네 삶을 그려가기 위해서는, 주객이 전도되지 않을 만큼의 '현실 파악과 그에 따른 기획 운용'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눈앞에서 내 자식이 난도질 당하는 기분을 느끼며 꿈틀거리는 혀를 지그시 깨물고 있었던 이유는 단 하나, 우습게 보이고 싶지 않아서였다. 돈 수억이 오가는 이러한 시장에서 굳이 제가 추구하는 세계는 모두가 행복해지는 아름다운 세상입니다.-라는 되도 않는 유치한 이념을 공개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내 신념을 신념이라 내세우지 못하고, 기획 의도조차 전해지지 않는 현상학적 해석을 벙어리처럼 듣고 앉아있는 동안 나는 조금쯤 슬퍼지고야 말았다. 같은 이유로 나는 문학의 재해석을 경멸한다. 사전적 개념의 틀에 끼워 맞추기 위해 해부대에 오르는 문학 작품들을 바라보면 순진 무구한 갓난쟁이 아기를 발가벗긴 채 팔 다리 몸통 손톱 발톱 속눈썹 중추 연수 척추 심장 폐 간 신장 위 십이지장 기타등등 있는 힘껏 발라내는 기분이다.

  눈물을 참아낸 것은 참 잘한 일이었다.
  돌아오는 길, 내게 주는 소소한 상으로 아이스크림을 샀다.




'스물아홉 여자사람' 카테고리의 다른 글

May 6,  (2) 2010.05.06
May 1,  (9) 2010.05.02
Apr 30,  (3) 2010.04.30
Apr 29,  (4) 2010.04.29
Apr 29,  (10) 2010.0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