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서른넷의 여자사람

miss

살아오면서 단 한 번도 내 이름 석 자에 부끄러운 적은 없었다. 아니, 부끄럽게 살지 않으려 했고 대부분 원하는 대로 흘러가고 있었다. 이 모든 것이 무너지기 시작한 것은, 언제부터였을까. 찬란했던 20대를 보내고 찾아온 30대는 시작부터 힘들었지만 적어도 희망은 살아 있었다. 언젠가는 나도, 다시 행복해지리라. 누군가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으리라. 이 근거 없는 순진한 믿음은, 대학교에 입학만 하면 살이 쫙쫙 빠지고 남자친구가 생긴다는 엄마들의 유혹처럼 진실은 아니어도 확률상 이루어질 수 있는 Fact였다, 내게, 작년까지는.

드라마에 응당 주인공이 있고 엑스트라가 있듯이, 누군가의 삶에도 할당받은 배역은 있기 마련이다. 로코든, 신파든, 스릴러이든 각자 본인들이 주인공이기 마련이고.. 하지만 이 당연한 구조가 내 삶에선 더 이상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과 마주할 때 나는, 도망치지 않았다. 이 거대한 소용돌이를 감히 혼자 껴안고도 행복해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경험 부족이었다. 나는 내 생각보다 여자였고, 또한 단순했다.














































그리고, 진심이었다.

'서른넷의 여자사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않은, 이유  (0) 2016.10.22
소년이여, 시인이 되어라.  (0) 2016.10.22
하는 소리,  (0) 2016.08.01
Mar 27. All or nothing-  (0) 2016.03.27
Mar 15. 임계점이 무너지는 소리-  (0) 2016.0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