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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

Oct 2, 벌써 10월. 두꺼울 것도 없는 이력서를 정리해두고, 두시간 동안의 마사지를 다녀와 든든하게 점심을 먹고 밖을 내다보니 날씨가 영 을씨년스러운게 데이트를 하고 싶어진다. 맑고 화창한 날만 외출하리, 되려 이렇게 날 궂은 날에 조용한 까페에 앉아 서로 가져온 책을 읽다가 눈 마주치면 한 번 싱긋 웃고 따뜻한 커피와 스콘을 사이좋게 나누어 먹으며 소소한 이야기가 오가는 다정한 데이트. 성도, 나이도, 관계도 상관 없이 그저 진실되게 통할 수 있는 내밀한 관계가 그리울 뿐이다. 사랑이 그리운 것이 아니라 사람이 그립다. 주거니 받거니, 오갈 메리트를 따질 필요조차 없는 인간 대 인간의 진심이 그립다. 사람 人자의 풀이처럼,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는 것이 바로 사람이라는 이념을 절실하게 깨달아가는 이 가을의 시작, 유독 외로.. 더보기
꽃, photo by 사진찍는글쟁이 가끔씩 집에 들어갈 때 꽃집에 들러 꽃을 사는 것을 좋아하는 나를 알게된 그는 그것이 참으로 소녀같다며 좋아해주었다. 그 날 이후로 그는 때때로 꽃을 들고 나타났다. 꽃을 들고 있는 나를 좋아했다. 꽃을 들고 있는 나를 찍는 것을 좋아했다. 꽃을 들고 그 향기에 미소짓는 날 좋아했다. 나는 여전히 꽃을 좋아한다. 방 안에 마른 꽃이 피었다. ⓒ 사진찍는 글쟁이 All Rights Reserved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