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 썸네일형 리스트형 Feb 19, 바람이 분다- 어둡고 긴 터널을 빠져 나오자, 한줄기 바람이 불어온다. 여자는 고개를 들어 온 몸으로 바람을 마주하다. 귓가를 간지럽히는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는 손가락에 온기가 묻어난다. '길지도, 짧지도 않은 적당한 시간이었어요.' 아무렇지도 않은 듯 말하는 그녀의 목소리에 고개를 끄덕이려는 순간, 그녀의 눈에서 또르륵- 눈물이 떨어진다. '덮은 책장을 다시 열어 처음부터 읽고, 또 읽고, 이 모든 것을 외워버릴 만큼 되풀이되는 세월을 보냈네요.' 익숙하게 훔쳐내는 그녀의 슬픔 사이로 얼핏 보인 것은 희망이었다. '사실은 두려워요. 어쩌면 저는 결말을 알고 있을지도 모르거든요.' 오랫만에 미소를 짓는 그녀, 떨리는 어깨를 감추려는 노력도 하지 않는다. '하루에도 몇 번씩,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기분. 아시나요?' 성..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