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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

Feb 19, 입어보기 전에는 알 수가 없다- '옷이 필요하다'라는 생각에서의 쇼핑과, '별 생각이 없었는데 유독 마음에 들어 고민이 되는'쇼핑이 있다. 결국, 시작이야 어찌 되었든 옷을 고르는 과정에서 다시 '입어보지 않고 사도 알 수 있는'옷과, '입어 봐야만 확실한 핏을 알 수 있는'옷이 있는데 거의 대부분을 컨트롤 할 수 있는 내 자아에 대한 일은 전자가 되겠고 타인과 연관된 일은 후자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일단 옷은 손에 들고 있는데, 입어볼 것인가 입고 나서 구매할 것인가 입고 나면 구매해야 하는가 입고 나서 구매하지 않았는데 집에 와서 후회하지 않을까- 아니면 가뜩이나 지치고 복잡한 삶, 그냥 내려놓고 가게를 걸어 나올 것인가 하루에도 몇 번씩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며 우유부단한 제자리걸음을 반복하는 나란 사람. 남들은 쉽게 사기도 하고.. 더보기
Feb 19, 바람이 분다- 어둡고 긴 터널을 빠져 나오자, 한줄기 바람이 불어온다. 여자는 고개를 들어 온 몸으로 바람을 마주하다. 귓가를 간지럽히는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는 손가락에 온기가 묻어난다. '길지도, 짧지도 않은 적당한 시간이었어요.' 아무렇지도 않은 듯 말하는 그녀의 목소리에 고개를 끄덕이려는 순간, 그녀의 눈에서 또르륵- 눈물이 떨어진다. '덮은 책장을 다시 열어 처음부터 읽고, 또 읽고, 이 모든 것을 외워버릴 만큼 되풀이되는 세월을 보냈네요.' 익숙하게 훔쳐내는 그녀의 슬픔 사이로 얼핏 보인 것은 희망이었다. '사실은 두려워요. 어쩌면 저는 결말을 알고 있을지도 모르거든요.' 오랫만에 미소를 짓는 그녀, 떨리는 어깨를 감추려는 노력도 하지 않는다. '하루에도 몇 번씩,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기분. 아시나요?' 성.. 더보기
Oct 22, 그런 사람- 그런 사람- 힘든 날에 유독 생각나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괜시리 미안해지며, 좋은 곳에 가면 다음에 꼭 같이 와야지, 슬픈 일이 생기면 지금 곁에 있었으면, 기분 좋은 일이 생기면 가장 먼저 알려주고 싶고, 자기 전에 마지막으로 떠오르는 얼굴, 아침에 일어나며 생각나는 사람. 그런 사람이 있다면 당신은 지금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입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