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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 so it is.

헤어짐의 이유, 사람이 사람을 만나는 것은 단 하나의 이유로도 충분하지만 사람이 사람과 헤어질 때는 수십가지 이유가 존재한다. ⓒ 사진찍는글쟁이 All Rights Reserved。 더보기
Apr 18, 남부순환로를 빠져나와 테헤란로로 마악 들어서던 때였다, 메뚜기 같은 지선버스가 내 앞에서 급정거를 하던 순간은. 빠-앙, 미국에 다녀온 후에 생긴 습관 중에 하나가 '되도록 경적을 울리지 않는다'였는데 누적된 피로에 신경이 날카로워진 듯 어느새 내 손은 클랙슨을 누르고 있었다. 그런데 이 버스, 미동도 하지 않는다. 우회전 전용으로 한차선인 까닭에 여지 없이 버스 뒤에 멍하니 서서 수분을 기다렸다. 집에 가서 샤워를 하고 눕고 싶다는 일념 하나로 고개를 주억거리는 찰나, 난데 없이 시야가 흐려지는 것이 아닌가. 깜-빡, 눈이 무겁다. 오른쪽 눈을 가려본다. 왼쪽 눈이 보이지 않는다. 종일 렌즈를 끼고 있던 탓에, 만성 안구 건조증인 내 눈이 말 그대로 렌즈를 튕겨내버린 것이다. 주책맞게 힘이 좋은 각막 .. 더보기
Feb 16, 2009 벽에 붙은 일정표를 부욱, 뜯어내었다. 미세하게 남아있는 테이프의 흔적들. 아무리 떼어내도 영, 깔끔스럽지 못하다. 사랑도 이별도 그러했다. 상처 주지도, 받지도 않을 거에요. 마음 놓고 해봐요.'라는 그의 말. 아마도 그 때 그 말은 진심이었을 것이다. 흔적 없이 깨끗하게'라는 테이프의 광고문구를 몇달이 흐른 지금에 와서 탓해봐야 소용 없듯이 너덜거리는 마음을 그 사람의 눈앞에 들이대며 지난 추억마저 퇴색시킬 용기는, 내지 않아도 괜찮다. - 내나이 스물일곱적에, 더보기
나는, 희망한다. 마지막으로 웃던 모습, 생각조차 나지 않는다. 오랜 시간이 지나고 그 많은 기억이 희미해져도 마지막 남는 것은 부디 행복했던 시절이기를. ⓒ 2009 사진찍는글쟁이 더보기
인연..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인연은 없다. 옷깃 한번을 스치기 위해 누군가는 거리로 나선다. 옷깃이 서로 스친다. 다른 누군가가 돌아본다. 만들어가는 것, 나는 그것을 인연이라 말한다. ⓒ 2009 사진찍는글쟁이 더보기
돌아보다, 그때 왜 알아차리지 못했을까. 누구보다도 더, 가까이 있었는데. ⓒ Sweet Rain All Rights Reserved。 더보기
기억의 습작, 뜻모를 반가움 혹은 미진한 옛감정들- 깨어나 뒤돌아본 베갯머리가 젖어 있었다. Copyright ⓒ Sweet Rain All Rights Reserved。 더보기
Apr 6 운동을 하는 내내 퍼렇게 질려 있었던 것은 분명, 장꼬임의 복선이었을 것이다. 힘찬 트레이너와 나는 마치 스머프 같다며 웃어 넘겼지만 장의 연동 작용은 그때부터 서서히 느려지고 있었나보다. 절정은, 집에 돌아와 침대 위에 앉아 엄마와 회사 이야기를 시작했을 때였다. 제 3자처럼 담담하게,(내 감정을 실을수록 엄마의 걱정 지수가 높아진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깔끔한 결말을 위한 화려한 레시피를 읊어가듯 약간의 거짓말을 보태며 브리핑을 마쳤다. 그러나 이보다 더 정직할 수 없는 내 장은 시위라도 하듯 파업을 선언한다. 눌러서 딱딱한 이 복부가 근육으로 인한 그것이면 참 반가우련만 그렇지 않다는 것은 나도 알고 엄마도 알고 힘찬이도 안다. 이리 저리 눌러대며 외부의 힘을 빌어 연동 운동에 시동을 걸어보려.. 더보기
Apr 5 화장품이 똑- 떨어졌다. 스무살때부터 아이크림을 바른 엄마는 당신의 팽팽한 피부가 절대 선천적이 아니라며 종종 아이크림을 사다 쥐어주신다. 하지만 매번 무색할 정도로 지문자국 하나 없는, 오래되고도 새것인 아이크림들은 결국 엄마의 손등 위에 곱게 발리고 있다. 스킨, 로션, 에센스 모두 무시하고 살아온 지 25년이 되던 어느 해 가을. 나는 처음으로 엄마에게 화장품을 사달라고 말하게 된다. 발단은 친한 언니의 결혼식 준비 과정에 있었다. 서른 중반의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동안이셨던 언니는 항상 선망의 대상이었다. 그러던 와중에 기쁜 소식을 듣게 되고, 사진을 좋아하는 언니와 형부는 웨딩 촬영에 나를 불러내어 스냅 촬영을 부탁하셨다. 촬영 당일, 새벽부터 청담동 모 미용실로 향했다. 동안의 최강자인 S언니.. 더보기
あいたい 닿지 않는다 해도 멈출 수가 없는 건 미련한 마음탓이야. ⓒ Sweet Rain All Rights Reserved。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