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별

Sep 26, 그 정열이 그리워지는 나날이다. 몇 년이 지난 지금에야 비로소, '알 것 같다'라는 느낌을 받는 요즈음이다. 어린 시절의 우리는, 나는, 서로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내면을 거쳐 표현하는 필터링 없이도 이미 '제대로 파악하고 있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으니, 이 얼마나 귀여운 오만이었단 말인가. 어느 날, 그렇게 그 사람과 결별하고 다양한 종류의 인간상에 휩쓸리며 살아온 지난 몇 년은, '읽어내는 눈'과 함께 '3인칭 시점으로 바라보기'의 스킬을 선사해 준다. 아, 실제로 100% 구현된다면 이보다 더 매력적인 스킬은 다시 없을 지도. 하지만 이런 면과 분리할 수 없는 양면성은, 보다 객관적인 사고를 위해 돌아가는 시냅스의 소리에 귀기울이다보면 '이런게 늙어가는 기분일까나-'라는 씁쓸함이 밀려온다는 사실. 유치할 정도로 정의감에.. 더보기
Sep 23, 동경과 호감을 착각하지 말지어다. 동경과 호감을 착각하지 말지어다. 이 맥락은 특히 이성간에, 잘못된 이슈로 흘러가기 마련이다. 내가 갖고 있지 않는 것, 바라는 이상향, 지금 이 순간 내게 반짝임의 대상으로 보일 동경의 대상에게 느끼는 감정을 적어도 호감과 구분할 줄 아는 이성정도는 지녀야 할 터. 하지만 동경의 대상이 동성이 아닌 이성이 될 경우, 굳이 동경과 호감을 구분하게 되어도 결국 호감으로 변화할 수 있는 요지를 충분히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keep in mind해야할 것은 단 하나이다. 동경의 대상에서 호감형으로 진화한 그 대상을 내가 손에 넣는다고 하여도, 애초에 시작한 동경에 대한 마음은 채워질 수 없다는 것. 좋은 차를 몰고, 유복한 집안에, 좋은 가정 환경, 남들이 들으면 부러움의 시선을 던질 법한 학벌과 직장, 몸.. 더보기
사랑의 시작처럼, 헤어짐도 함께였는데. "우리 이제 그만하자." 침묵을 가르는 내 낯선 목소리. 언젠가의 그때처럼 빨개진 눈시울로 그런 이야기 왜 자꾸해' 말할 줄 알았지. 그렇게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며 서로가 서로를 붙잡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어. 너와 나로 돌아가는 것도 서로의 일상에 우리가 없다는 것도 그렇게 짧은 통화가 마지막이었다는 것도 나, 슬프지 않았어. 다만_ 내가 힘들었던 만큼 아니 어쩌면 그 이상으로 내색 한번 못하고 꾸욱 참았을 네 모습이 아려서. 그렇게 눈물을 쏟았나보다. 사랑의 시작처럼, 헤어짐도 함께였는데. 더보기
곁에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해본적 있어요? photo by 사진찍는글쟁이 - 어떤 사람이 곁에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해본적 있어요? 있었던 것도 같아요, 이젠 없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결국, 내 마음대로 되는 일은 아니니까요. 과거에도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테죠. 나는 그저 익숙해지려 노력할 뿐입니다. 더보기
이런 사람과 결혼하십시오. photo by 사진찍는글쟁이 유희열씨는 말했다. "그 사람과 같이 있을 때 가장 나다워지는 사람과 결혼하십시오. 연극은 언젠가 끝나기 마련입니다.' 사진찍는 글쟁이는 말한다. "스스로 더 나은 내가 되고 싶다, 그의 존재만으로도 삶의 의욕이 충만해지는 사람과 결혼하십시오. 후회 없는 인생을 위해.' ⓒ 사진찍는 글쟁이 All Rights Reserved 더보기
우리는, 서로를 얼마나 이해하고 있을까? photo by 사진찍는글쟁이 우리는 살얼음판 위에 적당한 거리를 둔 채, 마주보고 있다. 가까이 가지도, 멀리 도망가지도 못한 채 그렇게 바라만 볼 뿐. 나는 조용히 네 입술을 읽고 너는 물끄러미, 내 심연을 들여다본다. 우리는, 서로를 얼마나 이해하고 있을까? ⓒ 사진찍는 글쟁이 All Rights Reserved 더보기
Sep 14, 친구야, 진심으로 축하해. 사람을 만나고, 손을 잡고 거리를 걷다가 좋아하는 까페에서 향 그윽한 커피 한 잔에 미소짓는 일. 잠들기 전, 오늘 하루도 수고했어요. 잘자요- 그러한 한마디. 남들처럼 평범하게 사랑하는 것. 나는 왜 이러한 삶을 살지 못하는 것일까- 나란 사람을 지난 몇 년 동안 한결같이 바라보던 사람이 있다, 아니 있었다. 그는 '나 드디어 누군가를 만나게 되었어-'라는 말을 던지고 내 눈치를 살핀다. 사실 이 남자, 참으로 흠잡을 데 없는 건실한 청년이다. 사람을 사랑할 줄 알고, 사랑 받을 준비가 되어 있으며 배려심 가득하고 내 템퍼를 다 이해해줄 수 있는 아량까지 갖추고 있다. 심지어 내가 다른 사람을 만나고 있을 때에도, 그는 변함 없는 마음을 간직하고 있었다. 마치 강아지처럼, 충직한 눈동자. 그 맑은 마음.. 더보기
네가 있었다. photo by 사진찍는글쟁이 지나간 기억 속, 언제 어디서 들었는지도 모를 이 음악 하나에 요동치는 마음이란. 아마도 그때 내 곁에는 네가 있었나보다. komorebi. ⓒ 사진찍는 글쟁이 All Rights Reserved 더보기
하지 못한 말, photo by 사진찍는글쟁이 미처 하지 못한 말을 할 수 없는 말로 남겨 두며 오늘도 이렇게 속박의 시간은, 흘러간다. 조용히 고여있는 이 마음은 채 썩지도 못하더라. ⓒ 사진찍는 글쟁이 All Rights Reserved 더보기
Aug 27, 나는, 덧없이 슬프기 마련이다. 이른바 '문화'가 있는 시대에 태어나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나날이다. 글을 깨우치고, 어설프게 연필을 잡던 아이의 집에는 항상 책이 풍족했다. 제 또래의 큼지막한 글씨의 동화책부터 손에서 책을 놓지 못하는 어머니의 영향으로 늘어나는 책까지, 해가 뜨기 전부터 잠들기 전까지 책장을 넘겨대도 책이 부족할 날이 없었다. 그리고 음악. 아이의 어머니는 클래식부터 올드팝까지 아우르는 취향을 가지고 있었으며 그녀의 딸이 거실에 진열된 LP판을 꺼내어 턴테이블에 얹을 때까지의 시간은 고작 몇 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제 컴퓨터를 갖게 되던 9살, 아이는 새로운 세상을 접하게 된다. 종이에 담겨있던 텍스트는 컴퓨터 화면으로 옮겨지게 되고, 인터넷이 보급화되면서 생성된 온라인 사회는 미지의 세계, 그 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