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진찍는글쟁이

2010년의 청춘, photo by 사진찍는글쟁이 닿았다, 잡지 않았다. 어디로 흘러갈 것인가, 슬프디 슬픈 청춘들이여- ⓒ 사진찍는 글쟁이 All Rights Reserved 더보기
May 31, 화장 못하는 여자. 어린 날에는 이런 셀프도 찍었었구나- 밤새 춥다 추워, 연신 몸을 웅크리며 자다 일어난 계기는, 불똥이 무릎에 떨어져 오백원짜리 동전만한 화상을 입은 꿈이었다. 어쿠쿠, 벌떡 일어난 나는 오른손으로 연신 무릎을 쓸어내고 있었다. 창문을 열어보니 부슬거리는 아침비가 내리고 있었고 옷을 차려입고 거울 앞에 서니 초췌한 직장인이 서 있더라. 며칠 전, M PD와 이야기했던 탓도 있고 뭔가 썬블락과 비비크림만으로는 매너가 아니다 싶은 나이가 되었다고 (이제라도)판단, 얼굴에 색을 넣을 색조 화장품을 찾아 화장대를 뒤적거렸다. 화장대 위에 있는 것이라고는 수분 크림, 두가지 종류의 썬블락, 비비크림, 엄마의 손등로션으로 전락하기만을 기다리는 새것이나 다름 없는 아이크림이 전부였다. 서랍을 연다. 데구르르, 니베아.. 더보기
May 31, 이제 너무나 지쳤다고- 이제 너무나 지쳤다고. 아무렇지 않게 웃으며 맞이해야 하는 아침을, 더이상 견딜 수 없다고. 예전과는 다르게 역력히 나이가 들어가는 부모님의 모습을 보는 일도, 돌아오지 않는 마음에 얽매이는 것도, 이제 정말 한계라고. 나는 너무나 여린 사람이라, 착하고 순진해서 세상의 모든 것에 대한 면역력이 부족한 연약함이 아니라, 두툼한 피부 대신 얇은 판막으로 덮인 채 살아가는 사람이라, 작은 감정의 소용돌이조차 큰 파동으로 다가와 마음을 울려댄다. 사람들은 가끔 묻는다. '형제가 없으면, 외롭지 않나요?' '외롭지 않습니다. 평생 이렇게 살아왔더니 외로운지 모르겠어요.' 내가 기억하는 네다섯살 시절부터 나는 이미 매일밤 부모님께 인사를 하고 방에 들어와 혼자 잠들던 아이였고 자동차 뒷좌석에서 혼자 편하게 누워 .. 더보기
May 30, 이런 기분. 오랫만에 맛집 블로그(Reignman님이 강력하게 원하시는 불타는 아이스크림에 대하여-)나 하나 쓸까 싶었는데, 이 또한 오랫만에 랩탑이 뻗은 것이 아닌가. 언젠가 Win7으로 밀어야지, cd를 받은 것 같은데 어느 구석에 두었던가. 가뜩이나 데이트의 부재에 대한 공허함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주말의 끝자락에 서 있었는데 모처럼 마음먹은 일이 제대로 성사되지 않으니 답답한 마음에 2년전 찍어 두었던 이 사진 한 장이 문득 생각남은 무슨 이유일까. 그나저나 이 사진은 왜 이리도 어두운거람, 암부를 제대로 살리고 싶은데 포토샵을 누르면 파업으로 들어가는 랩탑 덕분에 불만족스러운 게시 강행. 이제 두시간 뒤의 축구를 기다리는 일만 남았나. 저녁 외식 나가신 부모님은 언제 돌아오실까, 이놈의 방울 토마토는 왜 이렇.. 더보기
alone, alone. photo by 사진찍는글쟁이 가끔 차 한잔 나누며 이야기를 나누고 싶고 거리를 걷다가 소소한 아이쇼핑을 하고 싶고 카메라를 메고 어딘가를 한없이 헤메이고 싶고 내 옆에서 함께 걸어줄 사람은 어디 있을까. ⓒ 사진찍는 글쟁이 All Rights Reserved 더보기
May 27, 생일 축하해 우리 비키.. 1995년 7월 비 내리던 어느 오후, 내게 처음으로 동생이 생겼다. 2010년 5월 27일, 올해로 열여섯이 되는 우리 비키, 김비키. 혈액암 판정을 받은 이후, 매끼마다 쓰디쓴 약을 챙겨 먹이며 우리 가족의 얼굴에는 짙은 그늘이 드리운다. 긴 말은 쓰지 않으리. 아직 이렇게 열심히 버티는 우리 비키에 대한 추억을 정리할 이유는 조금도 없으니까 말이다. 나의 하나뿐인 동생, 우리 엄마 아빠의 하나뿐인 아들, 비키, 우리 비키. 올해도 생일 축하한다.. 더보기
꽃, photo by 사진찍는글쟁이 가끔씩 집에 들어갈 때 꽃집에 들러 꽃을 사는 것을 좋아하는 나를 알게된 그는 그것이 참으로 소녀같다며 좋아해주었다. 그 날 이후로 그는 때때로 꽃을 들고 나타났다. 꽃을 들고 있는 나를 좋아했다. 꽃을 들고 있는 나를 찍는 것을 좋아했다. 꽃을 들고 그 향기에 미소짓는 날 좋아했다. 나는 여전히 꽃을 좋아한다. 방 안에 마른 꽃이 피었다. ⓒ 사진찍는 글쟁이 All Rights Reserved 더보기
너의 눈을 바라보는 나는, photo by 사진찍는글쟁이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고, 그렇게 되뇌이면서 상처는 받지도, 주지도 말자고 다짐하면서 온몸을 둥글게 말고 그렇게 단절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너의 눈을 바라보는 나는- 깊은 고요에 빠지다.. ⓒ 사진찍는 글쟁이 All Rights Reserved。 더보기
May 25, photo by delight 그립고 그립다. 사랑 받던 시절, 빛나던 그 때, 언제나 마음으로 충만하던 나날들. 우정 혹은 호감과 사랑 사이, 타이틀이야 어떻게 붙이든 그 순간의 즐거움이 그립고 그립다. 좋아하는 사람들 속에서 좋아하는 일을 하며 웃으며 잠들고 웃으며 일어나던 과거의 그 어느 날. 언제나 영원할 것만 같았던 그 시절이 배신과 탐욕으로 뒤엉켜 모든 것을 등지게 만들기 전까지 나는 감히 행복했노라 말하고 싶다. 나는 그대들이 참 좋았다. 셔터 한 번 한 번에 열정을 담아, 한 롤의 필름을 위해 충무로를 서성이는, 까페 테라스에 앉아 느긋한 오후를 보내는 일까지 그대들과 함께였기에 나는 나일수 있었다. 그러나 사람은 결국 이기적인 동물이라, 작은 물 흐림에도 내밀한 관계의 사람들은 서로 상처.. 더보기
단 하나, photo by 사진찍는글쟁이 가질 수 없는 단 하나.. ⓒ 사진찍는 글쟁이 All Rights Reserved。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