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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의 순간 또한 소리 없이 그렇게 찾아 오고 있었다- 여자는 입술을 깨물었고, 남자는 말없이 고개를 돌린다. 두 사람 중 어느 누구도,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는다. 시간이 멈추기라도 한 듯 미동조차 없는 두사람. 사랑의 시작처럼, 이별의 순간 또한 소리 없이 그렇게 찾아 오고 있었다- 더보기
Oct 2, 벌써 10월. 두꺼울 것도 없는 이력서를 정리해두고, 두시간 동안의 마사지를 다녀와 든든하게 점심을 먹고 밖을 내다보니 날씨가 영 을씨년스러운게 데이트를 하고 싶어진다. 맑고 화창한 날만 외출하리, 되려 이렇게 날 궂은 날에 조용한 까페에 앉아 서로 가져온 책을 읽다가 눈 마주치면 한 번 싱긋 웃고 따뜻한 커피와 스콘을 사이좋게 나누어 먹으며 소소한 이야기가 오가는 다정한 데이트. 성도, 나이도, 관계도 상관 없이 그저 진실되게 통할 수 있는 내밀한 관계가 그리울 뿐이다. 사랑이 그리운 것이 아니라 사람이 그립다. 주거니 받거니, 오갈 메리트를 따질 필요조차 없는 인간 대 인간의 진심이 그립다. 사람 人자의 풀이처럼,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는 것이 바로 사람이라는 이념을 절실하게 깨달아가는 이 가을의 시작, 유독 외로.. 더보기
move on이 필요한 시점.. 툭, 하고 건드리기만 해도 울음이 터질 것 같은 나날. 극단적인 판단은 지극히 사양하는 바이나, 진실로 그러하다는 것은 왜곡할 수 없음이다. 근래에 일어난 일을 정리해보면 우선, 인생의 반 이상을 함께 살아온 강아지를 떠나 보내야만 했었고 취미와 특기를 살릴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 하에 시작한 파트타임은 인간에 대한 실망과 불신감만을 남겼을 뿐이며 가장 의미 있게 사귀다가 결별한 한 남자는 어린 시절, 그를 떠날 수 밖에 없었던 그 단점들을 꽤 많이 보완하고 나타나서 데레데레한 삶을 살고 있다. 정직한 타인, 그것도 이성들에게. 첫번째는, 그래도 아파했던 아이인데 억지로 고통스러운 육신에 묶어 두는 것 보다는 아프지 않은 좋은 곳으로 보낸 것이, 모두에게 가장 현명한 선택이 아닐까 생각할 수 있겠다. 평.. 더보기
그 해 여름- 서로의 전부가 서로가 되길 바라진 않았어. 하지만 적어도, 필요할 땐 곁에 있었으면 했었어. 더보기
Sep 26, 그 정열이 그리워지는 나날이다. 몇 년이 지난 지금에야 비로소, '알 것 같다'라는 느낌을 받는 요즈음이다. 어린 시절의 우리는, 나는, 서로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내면을 거쳐 표현하는 필터링 없이도 이미 '제대로 파악하고 있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으니, 이 얼마나 귀여운 오만이었단 말인가. 어느 날, 그렇게 그 사람과 결별하고 다양한 종류의 인간상에 휩쓸리며 살아온 지난 몇 년은, '읽어내는 눈'과 함께 '3인칭 시점으로 바라보기'의 스킬을 선사해 준다. 아, 실제로 100% 구현된다면 이보다 더 매력적인 스킬은 다시 없을 지도. 하지만 이런 면과 분리할 수 없는 양면성은, 보다 객관적인 사고를 위해 돌아가는 시냅스의 소리에 귀기울이다보면 '이런게 늙어가는 기분일까나-'라는 씁쓸함이 밀려온다는 사실. 유치할 정도로 정의감에.. 더보기
Sep 23, 동경과 호감을 착각하지 말지어다. 동경과 호감을 착각하지 말지어다. 이 맥락은 특히 이성간에, 잘못된 이슈로 흘러가기 마련이다. 내가 갖고 있지 않는 것, 바라는 이상향, 지금 이 순간 내게 반짝임의 대상으로 보일 동경의 대상에게 느끼는 감정을 적어도 호감과 구분할 줄 아는 이성정도는 지녀야 할 터. 하지만 동경의 대상이 동성이 아닌 이성이 될 경우, 굳이 동경과 호감을 구분하게 되어도 결국 호감으로 변화할 수 있는 요지를 충분히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keep in mind해야할 것은 단 하나이다. 동경의 대상에서 호감형으로 진화한 그 대상을 내가 손에 넣는다고 하여도, 애초에 시작한 동경에 대한 마음은 채워질 수 없다는 것. 좋은 차를 몰고, 유복한 집안에, 좋은 가정 환경, 남들이 들으면 부러움의 시선을 던질 법한 학벌과 직장, 몸.. 더보기
이런 사람과 결혼하십시오. photo by 사진찍는글쟁이 유희열씨는 말했다. "그 사람과 같이 있을 때 가장 나다워지는 사람과 결혼하십시오. 연극은 언젠가 끝나기 마련입니다.' 사진찍는 글쟁이는 말한다. "스스로 더 나은 내가 되고 싶다, 그의 존재만으로도 삶의 의욕이 충만해지는 사람과 결혼하십시오. 후회 없는 인생을 위해.' ⓒ 사진찍는 글쟁이 All Rights Reserved 더보기
우리는, 서로를 얼마나 이해하고 있을까? photo by 사진찍는글쟁이 우리는 살얼음판 위에 적당한 거리를 둔 채, 마주보고 있다. 가까이 가지도, 멀리 도망가지도 못한 채 그렇게 바라만 볼 뿐. 나는 조용히 네 입술을 읽고 너는 물끄러미, 내 심연을 들여다본다. 우리는, 서로를 얼마나 이해하고 있을까? ⓒ 사진찍는 글쟁이 All Rights Reserved 더보기
Sep 14, 친구야, 진심으로 축하해. 사람을 만나고, 손을 잡고 거리를 걷다가 좋아하는 까페에서 향 그윽한 커피 한 잔에 미소짓는 일. 잠들기 전, 오늘 하루도 수고했어요. 잘자요- 그러한 한마디. 남들처럼 평범하게 사랑하는 것. 나는 왜 이러한 삶을 살지 못하는 것일까- 나란 사람을 지난 몇 년 동안 한결같이 바라보던 사람이 있다, 아니 있었다. 그는 '나 드디어 누군가를 만나게 되었어-'라는 말을 던지고 내 눈치를 살핀다. 사실 이 남자, 참으로 흠잡을 데 없는 건실한 청년이다. 사람을 사랑할 줄 알고, 사랑 받을 준비가 되어 있으며 배려심 가득하고 내 템퍼를 다 이해해줄 수 있는 아량까지 갖추고 있다. 심지어 내가 다른 사람을 만나고 있을 때에도, 그는 변함 없는 마음을 간직하고 있었다. 마치 강아지처럼, 충직한 눈동자. 그 맑은 마음.. 더보기
네가 있었다. photo by 사진찍는글쟁이 지나간 기억 속, 언제 어디서 들었는지도 모를 이 음악 하나에 요동치는 마음이란. 아마도 그때 내 곁에는 네가 있었나보다. komorebi. ⓒ 사진찍는 글쟁이 All Rights Reserved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