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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찍는글쟁이

우리, photo by 사진찍는글쟁이 너와 내가 만나 '우리'가 되던 순간, 기억하니..? ⓒ 사진찍는 글쟁이 All Rights Reserved 더보기
Jun 12, 누군가가- 누군가가 물었다. 왜 그러한 글만 쓰느냐고. 나는 되물는다. 어떠한 글이 결여되었냐고. 그가 다시 말한다. 슬프고 아프고 괴로움이 묻어나는 글말고 다른 글을 써본 적이 있느냐고. 행복한 시절에는 그 감정에 빠져 사느라 글을 쓸 여력 따위는 없다고 말하면서 문득 블로그를 시작한 이후로 내리 두 달 동안 꾸준히 포스팅을 하고 있다는 것이 생각났다. 그냥 그렇다는 것이다. 누군가가 말했다. 네가 우울해하는 바람에 이틀 내내 비가 내렸다고. 지금은 왜 또 이렇게 비가 한바탕 쏟아지냐며, 투덜거림이 섞인 타박을 한다. 나는 말한다. 나야말로, 비가 내리던 금요일과 토요일 사이, 비에 취해 하지 않아야 할 일을 저지르고야 말았다고. 1년 반 동안 가슴 속에 담아둔 그 한마디를, 누군가에게 내뱉고 말았다고. 더이상 .. 더보기
June 11, 그리스전 photo by hs, 두근거림일까, 두근거림일지도. 아주 오랫만에 나는 출근길 햇살에 눈을 찌푸리면서도 웃을 수 있었다. 2002년, 수천 명 군중 속에서의 길거리 응원전. 2006년, xx일보 인턴으로써 현장 취재, 그리고 2010년. 직장인이 된 나는 어떤 사람들과 어떤 모습으로 한국을 응원하고 있을까. 선물 받은 응원용 빨간 티셔츠는, '답답한 라운드, 나를 찢어주세요.'라며 방에 걸려있는데, 당췌 옷에 손을 대본 일이 없는 나로써는 가위를 들었다가 덜덜덜 손을 떨고 내려놓은 상태. 여기저기서 벌어지는 응원 파티들은 축구 오덕 여자사람을 향해 유혹의 손길을 뻗치고, 스포츠 경기를 보면 유독 입이 험해지는 여자사람은 집안에서 이미 '호감 있는 남자랑은 절대 경기 응원을 하지 말것-'이라는 미션을 받.. 더보기
어떤 아이러니, photo by 사진찍는글쟁이 막다른 정점에 서고 모든 것이 무의미하게 흘러가던 그 순간. 너를 저버린 것은 다름 아닌 나, 완벽을 손에 넣으려는 오만함. 1%는 그 1%로써 가치 있는 것이 아니라 버려지는 99%가 있기 때문에 존재한다는 것을.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너를 버림으로써, 네게 돌아갈 수 있다. ⓒ 사진찍는 글쟁이 All Rights Reserved 더보기
마음은 물색이어라, photo by 사진찍는글쟁이 아린 가슴은 물색이라. 마음 가리던 두 손, 물들다 ⓒ 사진찍는 글쟁이 All Rights Reserved 더보기
시들다, photo by 사진찍는글쟁이 한때는 아름답고 향기롭던 꽃이 시들어 떨어지고 그 향기조차 사라질때. 내게로 왔기 때문에 그러한 것임을. 담대하게 받아들일 수 없는 나는 버석거리는 꽃의 사체 속에 누워, ⓒ 사진찍는 글쟁이 All Rights Reserved 더보기
Jun 9, 객사 서서히 엄습하는 이별의 그림자에 익숙해지는 것도 해볼만 하다 생각하는 요즘입니다. 줄어드는 연락 횟수, 잊혀지는 만남, 내비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서운함, 아픈 마음, 끝이 보이기에 끄집어 낼 이유조차 없는 아쉬움, 서로를 이해하는데 있어 지쳐버린 탓에 그저 외면하고 마는, 아웅다웅 싸움조차 없는 까닭은 사그러든 마음 탓이오, 교집합 없는 서로의 삶에 익숙하다는 것은 그것이 정답이기 때문이겠지요. 구하려 하지 않는 자, 얻을 자격도 없음이외다. 커피 한 잔 앞에 두고 두어시간즈음 두서 없이도 대화의 이어짐이 가능한 아이폰의 트위터, 메일, 포스퀘어, 카카오톡, 문자로부터 내 주의를 환기시킬 수 있는, 그런 사람은 진작에 타클라마칸에서 객사라도 한 모양입니다. 대단한 사람 찾는 것도 아닌데 말이죠. 옛.. 더보기
꽃, photo by 사진찍는글쟁이 꽃은 혼자 있어도 꽃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아껴주는 이가 있다면 더욱 아름답게 피어날터. ⓒ 사진찍는 글쟁이 All Rights Reserved 더보기
그 어떤 그리움, photo by 사진찍는글쟁이 누군가의 손을 잡고 거리를 걷는 일. 그 소소한 일이 이토록 그리워질 줄이야- ⓒ 사진찍는 글쟁이 All Rights Reserved 더보기
나는 혼자가 아니어야 하는데도, photo by 사진찍는글쟁이 그 사람을 편하게 해주기 위해, 난 얼마나 많은 거짓말을 했던가. 꾸며낸 것이 아닌, 그저 사실을 말하지 않는 것'도 나는 은폐라 말하므로. 그것이 정말 그의 부담을 덜어 주었는지에 대한 확신은 없다. 옛사람에 대한 기억조차 흐려가며, 지키고 싶었지만 말이다. 꽃이 만발하고 새들이 지저귀는 길이 아니었기에. 홀로 서 있는 그 나무에 무성한 잎을 피워보고 싶었다. 나는 때때로 그런 생각을 한다. 가지 않은 길'로 남겨 두었더라면 그저 바라봄에 있어 행복을 느꼈을텐데. 자기 자신을 내보이길 두려워하는 관계. 처음에는 그것이 공작새의 깃털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몇번의 침묵을 거치고 나는 곧 알게 된다. 적어도 내 경우에는 그것이, 단순한 허세였음을. 나는 그의 앞에서 그저 한명의.. 더보기